우리 유년기에는 전기는 물론 없었거니와 라디오도 흔치 않았으므로 문화적인 혜택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. 학교에서 돌아오면 친구들과 골목에서 말타기, 재기차기, 자치기, 팽이치기, 연날리기, 딱지치기, 구슬치기, 말굽놀이, 괭후삼, 땅 따먹기 놀이 등이 전부였다.
특히 여학생들은 고무줄 놀이를 즐겼는데 당시에도 결코 싸지 않았던 고무줄을 짓궂은 남학생들은 문구용 칼로 끊고 도망가기 일쑤였다. 이미 고인이 된 서보형은 여학생들 사이에선 악명이 높았으나 크게 변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다반사였다. 요즘의 윤리적인 잣대로는 말도 않되는 이해할 수 없는 자비였다.